결론부터 말하면, CPU 온도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오르고 팬 소음이 커졌다면 CPU 써멀구리스 재도포만으로 온도를 5~15도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써멀구리스(서멀 페이스트)는 CPU에서 나온 열을 쿨러로 넘겨주는 ‘열의 통로’ 역할을 하는데, 시간이 지나 수분과 유분이 빠지면서 딱딱하게 굳으면 열 전달이 나빠져 과열과 성능 저하(스로틀링)로 이어집니다. 다만 아무 증상이 없다면 굳이 멀쩡한 것을 뜯을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은 쿨러를 한 번이라도 분리했거나 온도가 확실히 올라갔을 때만 새로 바른다는 원칙입니다. 이 글은 GPU까지 아우르는 일반론이 아니라 데스크톱 CPU에 초점을 맞춰, 재도포 판단 기준과 정확한 도포량, 순서, 흔한 실수까지 초보자 눈높이로 정리했습니다.
CPU 써멀구리스가 하는 일 — 열 전달의 통로

CPU 표면(IHS)과 쿨러 바닥은 눈으로는 매끈해 보여도 현미경으로 보면 미세하게 울퉁불퉁합니다. 두 금속을 아무리 세게 맞대도 실제로 닿는 면적은 극히 일부이고, 나머지 틈에는 공기가 남습니다. 공기는 금속보다 열을 수백 배 못 전달하는 단열재라서, 이 틈이 남으면 CPU가 만든 열이 쿨러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갇힙니다. 써멀구리스는 바로 이 미세한 틈을 메워 열이 쿨러 히트싱크로 원활히 흐르도록 다리를 놓는 물질입니다. 즉 값비싼 쿨러를 달아도 구리스가 말라 갈라져 있으면 냉각 효과는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PC 전반이 뜨겁고 느려졌다면 써멀 재도포와 함께 PC 발열 원인을 소프트웨어 정리부터 쿨링까지 단계별로 점검하는 방법도 같이 살펴보면 원인을 훨씬 빨리 좁힐 수 있습니다.
CPU 써멀구리스 재도포가 필요한 시기 — 교체 신호 판단
요즘 나오는 써멀구리스는 수명이 길어 정해진 주기마다 갈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신호가 하나라도 보일 때만 재도포를 고려하면 충분합니다.
- 같은 작업인데 CPU 온도가 예전보다 5~10도 이상 뚜렷하게 올랐을 때
- 가벼운 부하에도 쿨러 팬이 최대로 돌며 소음이 급증할 때
- 게임이나 압축 작업 중 성능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스로틀링이 잦을 때
- 쿨러를 분리했다가 다시 장착할 때(이 경우는 증상과 무관하게 무조건 새로 도포)
- 조립한 지 5~7년이 지나 기존 구리스가 바싹 말랐을 때(검토 대상)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굳이 건드리지 마세요. 멀쩡한 구리스를 뜯어내는 과정에서 오히려 공기가 들어가거나 도포가 어긋나 온도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온도가 정말 문제인지 확인하려면 먼저 HWMonitor나 HWiNFO 같은 무료 프로그램으로 평상시와 고부하 시 CPU 온도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부하 시 80도 초반까지는 정상 범위이고, 90도를 넘나들며 계속 스로틀링이 걸린다면 재도포를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입니다.
재도포 전 준비물과 CPU 써멀구리스 종류 고르기
본격적으로 바르기 전에 준비물부터 챙기면 작업이 훨씬 깔끔합니다. 새 써멀구리스 한 개, 이소프로필 알코올(99% 권장), 보풀이 없는 극세사 천이나 커피 필터, 그리고 쿨러를 풀 드라이버 정도면 충분합니다. 굳은 구리스가 잘 안 지워질 때를 대비해 플라스틱 카드나 면봉을 함께 두면 좋습니다. 작업할 공간은 밝고 평평한 곳으로 잡고, 풀어낸 나사를 잃어버리지 않게 작은 그릇에 모아 두면 재조립할 때 헤매지 않습니다. 정전기에 민감한 부품이므로 가능하면 카펫 위가 아닌 곳에서 작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써멀구리스는 크게 실리콘·세라믹 계열과 액체 금속(리퀴드 메탈)으로 나뉩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비전도성 실리콘·세라믹 계열이 정답입니다. 성능이 무난하면서도 흘러도 부품을 망가뜨리지 않아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액체 금속은 냉각 성능이 뛰어나지만 전기가 통해서 한 방울만 흘러도 메인보드를 고장 낼 수 있고, 구리 외 금속을 부식시키므로 숙련자가 아니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제품 스펙에 적힌 열전도율(W/mK) 숫자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 체감 온도 차는 도포량과 쿨러 밀착이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름 있는 브랜드의 일반 제품이면 어느 것이든 무난합니다.
단계별 CPU 써멀구리스 재도포 방법 — 양과 순서가 핵심

순서 자체는 어렵지 않으니 침착하게 따라 하면 됩니다. ① 전원을 완전히 끄고 케이블을 뽑은 뒤 케이스 금속을 만져 몸의 정전기를 뺍니다. ② 쿨러의 나사나 클립을 풀고, 굳어서 붙었으면 좌우로 살짝 비틀어 헐겁게 만든 다음 수직으로 떼어냅니다. ③ CPU 윗면과 쿨러 바닥에 남은 굳은 구리스를 알코올 묻힌 천으로 깨끗이 닦고 완전히 말립니다. 이때 CPU 소켓 핀 쪽에 액체가 흘러들지 않게 주의하세요. ④ CPU 중앙에 쌀알에서 완두콩 사이 크기 한 방울만 짭니다. 손으로 미리 펴 바르지 말고 그대로 둡니다. ⑤ 쿨러를 기울이지 말고 수직으로 내려 그대로 눌러 고정하고, 나사는 한쪽부터 조이지 말고 대각선 순서로 조금씩 번갈아 조여 압력이 고르게 걸리게 합니다. ⑥ 전원을 켜고 온도 측정 프로그램으로 이전과 비교해 온도가 내려갔는지 확인합니다.
재도포 후 CPU 온도 확인과 흔한 실수 — 이것만 피하자

가장 흔한 실수는 구리스를 너무 많이 바르는 것입니다. 많이 바를수록 좋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옆으로 흘러넘쳐 소켓만 지저분해질 뿐 냉각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두꺼운 층이 열 저항이 됩니다. 두 번째 실수는 쿨러를 좌우로 문질러 장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구리스 안에 공기 방울이 갇혀 열 전달이 나빠지므로 반드시 수직으로 눌러야 합니다. 이 밖에 오래된 구리스를 닦지 않고 그 위에 덧바르거나, 나사를 한쪽부터 끝까지 꽉 조여 CPU가 한쪽으로 기울게 만드는 것도 피해야 할 대표적인 실수입니다. 재도포 전후 온도를 각각 기록해 두면 효과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케이스 먼지 청소와 팬 방향 점검을 함께하면 냉각 효과가 배가됩니다. 재도포와 청소를 다 했는데도 온도가 여전히 높다면 쿨러 성능 자체가 CPU 발열량을 못 따라가는 것일 수 있으니, 데스크톱 사양과 쿨러 구성을 기준에 맞춰 점검해 업그레이드를 검토하세요. 노트북은 분해가 훨씬 까다롭고 보증이 깨질 수 있으니 노트북 발열 해결법(먼지 청소·받침대·서멀 재도포)을 먼저 참고하고, 자신이 없으면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CPU 써멀구리스는 얼마나 자주 재도포해야 하나요?
정해진 주기는 없습니다. 온도가 뚜렷이 올랐거나 쿨러를 분리했을 때 새로 바르면 되고, 이름 있는 제품은 보통 수년간 성능이 유지됩니다.
콩알 크기가 정확히 얼마인가요?
쌀알에서 완두콩 사이 정도입니다. CPU 면적에 따라 조금 조절하되, 넘치도록 많이 바르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써멀구리스 없이 쿨러만 달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구리스가 없으면 미세한 틈에 공기가 남아 열이 전달되지 못하고 CPU가 순식간에 과열되어 강제 종료될 수 있습니다.
재도포했는데 CPU 온도가 그대로예요.
도포량이 부족했거나 쿨러 장착이 헐거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쿨러 성능 부족이나 케이스 통풍, 먼지 문제를 의심하세요.
액체 금속을 써도 되나요?
냉각 성능은 좋지만 전기가 통해 흘리면 부품이 고장 나고 부식 위험도 있어, 초보자에게는 비전도성 실리콘·세라믹 계열을 권합니다.
노트북도 직접 발라도 되나요?
가능은 하지만 분해가 복잡하고 보증이 깨질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다면 전문 서비스에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